떡볶이를 줄 서서 먹는다는 걸 생각해 본 적 없다. 아, 학교 앞에서 떡볶이를 파는 작은 분식점이 있었던 그 시절에는 컵볶이를 사 먹겠다고 줄을 서본 적은 있었다.
어른이 되어 떡볶이를 먹기 위해 줄이나 대기를 서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 날은 줄 서기도 힘든 무더운 날씨에, 온몸이 근육통에 시달리고 피곤이 한 꺼번에 밀려오는 그런 몸이 무거웠던 날이었다. 지난번부터 떡볶이가 먹고 싶은데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고 미루다 결국 점심 한 끼를 떡볶이로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 20분 빠른 배달, 센스 있는 배달 기사님의 떡볶이 배달 ]
다른 분식도 많았고 떡볶이 종류도 그만큼 다양했다. 토핑이 다양한 떡볶이보다는 흔히 떡볶이 하면 떠오르는 기본 떡볶이를 좋아하는 편이다.
떡과 어묵만 들어 있는 떡볶이의 맛도 가게마다 다양해서 매번 떡볶이를 먹을 때 선택의 폭이 다양한 편이다.
이상하게도 이 날은 떡볶이 주문을 하는데 1시간이나 걸렸다. 나는 마약떡볶이로 유명하다고 한 번쯤은 들어봤던 곳에서 주문을 하기로 결정했다. 예상시간이 50~60분 정도였지만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 대기 시간이었고 주문하고서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도착했다는 벨이 울렸다.
운영시간 : 매일 12:00 ~ 22:00
전화번호 : 031-8003-1199
배달 어플에서는 아직 조리 중이라고 안내가 되어 있었고 현관문을 열면 '문 앞에 두고 벨 눌러주세요.'라고 요청에 문을 열었을 때 음식을 건드려 쏟아지지 않게 옆으로 놔주시는 배려 때문에 기분 좋게 전달받았다.
예전에 '문 앞에 두고 벨 눌러주세요.'라는 요청에 정말 문 앞에 붙여두셔서 탑처럼 쌓인 음식을 쏟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후로 문을 아주 살며시 열어보게 된다.
사실 떡볶이 1인분에 김말이 1개, 오징어 튀김 1개면 충분한데 최소 배달비용을 맞추려다 보니 마약떡볶이(기본) 1인분, 오징어 튀김, 김말이, 고구마, 새우튀김 각 1개, 순대(내장 x) 1인분을 주문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배달 비용도 그렇고 최소 비용도 그렇고 분식 같은 경우에는 포장 주문을 하는 편인데 이 날은 어찌나 나가기가 힘들던지.
튀김 포장지 같은 경우에는 기름 때문인지 두 겹으로 포장되어 도착했다. 자주 가는 분식집들의 튀김 포장이 이렇게 두 겹으로 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서 묘하게 만족했던 부분이다.
겉봉투에 기름이 아예 묻어 나오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기름 때문에 다른 포장용기들이 미끌거리는 부분들이 최소화되어 용기들을 씻어서 분리수거하기가 편리했다.
[ 쫀득한 떡과 바삭했던 튀김, 잡내 없는 순대 ]
떡볶이 비주얼을 보고 굉장히 설렜다. 내가 상상했던 떡볶이, 내가 즐겨 먹는 분식집의 떡볶이와 유사하게 생겼다. 이것저것 토핑을 올려 넣길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시지, 메추리알 등과 같은 토핑 추가 옵션이 따로 있기 때문에 취향 것 주문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나는 또 메추리알보다는 삶은 달걀을 좋아해서 떡볶이를 주문하면 포장이든 배달이든 꼭 달걀을 삶아 놓는 편인데, 이 날은 은 아~무겠도 하기 싫은 하루여서 그냥 먹었다.
참고로 단무지는 500원 추가해서 주문해야 하는데, 이 날 배달 어플에 리뷰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단무지는 서비스로 받았다.
참으로 고운 붉은 빛깔이다. 1인분의 양도 많아서 이거 혼자 다 먹으면 배가 많이 부른다. 애초에 떡과 떡볶이 국물을 따로 분리해서 냉동해 놓으면 다음번에 데워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나는 소분하는 편이기도 하다. 물론 여러 가지를 동시에 주문했을 경우에 말이다.
떡은 쌀떡으로 쫀득하니 맛있었고 푹 퍼지지 않아 내가 좋아하는 식감을 가지고 있었다. 소스도 순대, 튀김 어디에든 잘 어울리는 남녀노소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과하게 짜거나 달거나 하는 것도 없고 후추 맛이나 카레맛을 어필하는 떡볶이 취향이 아닌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무난한 떡볶이 맛이다.
다음에는 청양 고춧가루가 들어간 으른 맛(매운맛)으로 주문해서 먹어봐야겠다. 시그니처 마약떡볶이는 아이들도 먹을 정도로 맵기가 순했다. 내 입에는 라면으로 치면 진라면 순한 맛, 아니면 안성탕면 정도랄까. (개인적 차이 있음)
떡볶이에 들어가는 어묵은 개인적으로는 살짝 퍼지기 직전의 어묵 식감을 좋아하는데 이것은 딱 알맞게 익은 정도의 어묵 식감을 지녔다.
아주 조금만 더 익혔더라면 양념을 잘 흡수한 부들부들한 어묵을 먹을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쉬웠다.
새우튀김은 왕새우 튀김이나 막 눈꽃 튀김 이런 스타일의 튀김은 아니고 튀김옷을 바르게 입은 정직한 새우튀김이었다. 그렇다고 껍질이 두꺼워서 새우맛을 느끼기 어려운 타입도 아니었다. 작지만 속이 꽉 찬 새우 튀김이었다.
고구마튀김은 크기가 있다보니 잘라주셔서 배달이 되었는데 눅눅하지 않고 바삭거리고 특유의 목 메이는 식감의 튀김이라 떡볶이 소스와 궁합이 정말 좋지 않나 싶다. 튀김 중에서 튀김 껍질은 아마 고구마 튀김 껍질이 젤 맛난 듯싶다.
약간의 단맛이 안쪽 표면에 남아 있어서 껍질이 홀라당 벗겨져도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맛난 살찌우는 맛.
오징어 튀김은 향이 구운 향이 나는 듯했다. 한 입 베어 물면 오징어를 구우면 나는 향이 쫙 올라오는데 반건조 오징어인지, 어떤 형태의 오징어인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살짝 건조한 타입에 식감이 조금 질겅거리는 오징어 튀김이었다.
혹시라도 속살이 촉촉하고 연한 타입의 오징어 튀김을 원한다면 약간의 턱운동이 필요한 정도, 그리고 질긴 것과는 다르다.
떡볶이를 시키면 무조건 주문하는 김말이!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빼곡하게 가득 찬 당면이 굉장히 사랑스럽다.
당면을 감싸고 있는 김도 눅눅하지 않고 베어 물어도 쭈욱 찢겨 나오는 것 없이 단번에 바삭하게 잘려서 먹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김말이 간도 센 편이 아니어서 떡볶이 소스와 조화로운 타입.
그리고 프리미엄 순대인데 내장을 섞을까 고민하다가 절대 다 먹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순대만 시켰다. 한 개 맛보고 잡내 없이 깔끔한 순대임을 확인하고 다음날 순대볶음이나 순대를 튀겨 꼬치구이나 양념 소스를 만들어 버무려 먹을 생각이었다.
순대는 정말 잡내 없이 찰진 순대였다.
밀폐용기로 바로 들어가는 순대들. 다음 날 돼지고기와 함께 제육 양념을 살짝 변형해서 순대 제육볶음을 만들어 먹었다. 다음에는 내장도 섞어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여기만의 별미인 순대 내장 튀김도 굉장히 궁금하다.
개인적인 취향 탓에 아쉬웠던 어묵 빼고는 전반적으로 혼자서 아주 맛나게 떡볶이로 한 끼를 즐겼다. 여기 주문 순위 1위인 1970 마약김밥은 배달 예상 시간이 길어서 여름인지라 주문하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꼭 시켜 먹어야겠다.
'어떤 후기 > 따뜻한 한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꼭 한 번은 먹고 싶은 고동함박, 송리단길 고동경양 방문 후기 (1) | 2024.01.25 |
---|---|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밥 한 끼, 미도인(味道人) 위례 방문 후기 (0) | 2023.12.09 |
위례 미국식 수제버거 맛집 버거웰, 매력 넘치는 사이드메뉴! (0) | 2023.03.21 |
위례 스타필드 중식 맛집 차이린 방문 후기 (0) | 2022.08.10 |
가성비 좋기로 소문난 롤링파스타 동탄남광장점 방문후기 (0) | 2022.08.02 |
일본식 돈카츠와 파스타가 맛있었던 낙원테산도 타임스퀘어점 방문 후기 (0) | 2022.07.30 |
위례 브런치 즐기기 좋은 카페 37.5 방문 후기 (0) | 2022.07.24 |
동탄 센트럴파크 비빔라멘 맛집 멘야카오리 방문후기 (0) | 2022.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