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후기/달콤한 디저트

구움 과자를 배우고 싶게 만드는 강릉의 달콤한 카페, 수줍은과자점

봄이곰(bom2gom) 2024. 1. 29. 15:45

강릉에 방문할 때마다 나에게 꼭 데려가고 싶은 디저트 카페가 있다고 남편은 늘 말했다.

 

마음속의 또 다른 고향이라고 강릉을 좋아하는 남편이, 꽤 오랫동안 자주 방문했던 단골 구움 과자 카페였다.

 

몇 번의 방문에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 방문이 어려웠었는데, 이번에는 작정하고 수줍은 과자점을 스케줄에 넣고 이동했다.

 


[ 잔뜩 사서 하나씩 꺼내 먹게 즐거움이 있고, 구움 과자를 배우고 싶게 만드는 특별한 과자점 ] 

 

 

영업시간 : 매주 수요일 ~ 일요일, 11:00 ~ 19:00

휴무일 : 매주 월요일, 화요일

주차장 : 있음(건물 뒤, 협소)

지역화폐 : 사용불가, 제로페이 가능

기타 : 너무 늦은 방문시 원하는 디저트를 구매하기 어려움

 

강릉 수줍은과자점

 

원래는 아파트의 작은 가게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남편이 알려주었다. 그때부터 강릉을 떠나오기 전까지 자주 방문했던 곳이었다고 한다.

 

강릉 수줍은과자점

 

위 사진에서 왼쪽 작은 골목이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다.

 

넓진 않지만 어렵지 않게 진입할 수 있었고 다들 골목길에 주차를 하고 방문을 해서인지 몇 대 없는 주차 공간에 쉽게 차를 주차할 수 있었다.

 

강릉 수줍은과자점

 

들어서자마자 구움 과자들이 진열되어 있는 진열대가 보였고 분위기는 코지한 느낌, 속닥속닥 거리고 싶고 데이트를 하고 있다면 알콩달콩하고 싶게 만드는 느낌을 받았다.

 

강릉 수줍은과자점

 

건물은 굉장히 큰데 비해 테이블은 많지 않았다. 생각보다 작은 것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주차장에서 건물의 창문을 보니 건물의 절반은 베이킹을 위한 작업실 같아 보였다.

 

강릉 수줍은과자점

 

점심을 먹고 오후 늦은 시각에 방문을 해서 그런지, 곳곳에 비어있는 진열대의 디저트만큼 테이블도 여유가 있었고 창가 쪽에 자리해서 잔뜩 고른 디저트들과 커피를 기다렸다.

 

강릉 수줍은과자점

 

어렵게 방문 한만큼 하나씩 다 담아서 가고 싶었지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아담한 사이즈의 우리 집 냉장고가 생각이 나서 최대한 절제해서 담기로 했다.

 

강릉 수줍은과자점

 

'피칸 파르미지아노 피낭시에'는 담았지만 '시나몬 슈가 피낭시에'는 담지 못했다. 아담한 냉장고와 다이어트 계획 때문에 자꾸 택 1을 하게 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강릉 수줍은과자점

 

까눌레가 맛있는 곳이라면 '쇼콜라 까눌레'도 맛있지 않을까 싶어 집게가 잠시 방황하다가 결국 하나 남은 까눌레와 더블 바닐라 까눌레를 집었다.

 

글을 쓰는 도중에도 아른아른 거리는 선택받지 못한 달달한 녀석들.

 

강릉 수줍은과자점

 

다음 코너에서 잔뜩 기대한 남편의 어깨가 살짝 굳어졌다. 정말 맛있다던 '베이컨 스콘'이 없었던 것이다. 다 팔렸던가, 이제는 나오지 않는 스콘이던가, 둘 중 하나였다.

 

정말 맛있었는데,를 연발하며 하나 남은 플레인 스콘을 집었다. 

 

강릉 수줍은과자점

 

르뱅쿠키는 무조건 맛있고 무조건 살찌고 다른 것들도 똑같을 텐데 이상하게 집을 수 없는 금단의 쿠키같은 녀석이다.

 

그리고 그 앞에 레드벨벳 머핀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에게 포착된 '레드벨벳 마들렌'을 하나 담았다.

 

강릉 수줍은과자점

 

'드시고 가시나요?'라는 말을 듣고 좀 놀랬던 것이, 당연히 먹고 갈 거지만 담은 구움 과자들이 다 먹기에는 양이 무척이나 많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찔린 거겠지.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그러나 무척 신이 나기도 해서 먹다 남으면 포장해 간다며 계산했다.

 

강릉 수줍은 과자점

 

디저트라고 하면, 크림이 잔뜩 들어가거나 생과일(특히 딸기)이 들어간 케이크라던가 코코아 분말이 넉넉히 들어간 폭신한 시트 사이로 녹진하게 들어간 초코가 들어간 케이크류가 생각나는 내가, 이렇게 많은 양의 구움 과자 구매하는 것은 처음인 듯싶다.

 

강릉 수줍은과자점

 

밤낭시에는, 가을에 잔뜩 시청했던 밤 조림, 밤 베이커리 같은 유튜브가 생각이 나서 모양이 귀엽기도 하고 궁금해서 담았다.

 

솔티캐러멜 피낭시에도, 소금초코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아몬드 초코 피낭시에를 담아 오는 것으로 타협했다. 정말 예전의 나 같지 않은 눈물 나는 결정이었다.

 

강릉 수줍은과자점

 

스콘도 기본이 좋은 듯했다. 스콘은 무척이나 좋아해서 여러 가지 레시피로 해 먹어보기도 하고 좋아하던 스콘 가게에서 종종 사 먹기도 했는데, 수줍은과자점의 스콘도 퍽퍽함이 지나쳐 느껴지는 목 막힘은 없었고 무언가 적당히 포슬한 느낌도 받았다.

 

강릉 수줍은 과자점

 

까눌레도 맛있었다. 가게마다 다른 레시피겠지만 내가 종종 운이 없게 맛보는 까눌레는 묽은 맛이 잔뜩 나는,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니 나 혼자만 느꼈었던 물을 탄 맛이 아니고. 그보다 꽉 찬 맛이었다.

 

식감도 겉은 적당히 바삭, 속은 촉촉했다.

 

강릉 수줍은과자점

 

밤피낭시에를 보자마자 생각이 든 건, '이건 분명 깐 밤을 구매해서 만들었겠지?'라는 것이었다.

 

밤을 까는 것이 얼마나 고된지, 물론 요새는 쉽게 깔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지만, 잘 알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이건 조금은 밤 맛의 영향이 들어가 있을 것 같은데, 조린 밤이 들어간 것 같지는 않았고 달지도 않고 밤의 특별한 맛이 온전히 느껴지지도 않았던 조금은 평범한 피낭시에였던 것 같다.

 

아마 다른 피낭시에들이 훌륭했기 때문일 수 있겠다. 

 


 

다른 곳에 비해 피낭시에 자체에 쫀쫀한 단맛이 가득한 건 아닌, 고소한 아메리카보다 홍차가 생각나는 구움 과자들이었다. 

 

결국 몇 개 맛보고 나머지는 집에 가지고 와서 아끼는 홍차와도 먹어보고 심심하면 괜히 냉장고 열어서 꿀떡 했던 디저트들이었다. 

 

다음 강릉 여행에서는 일찍 가서 담아 오지 못했던 과자들을 먹어볼 예정이다.

 

참고로 남편이 그리워하던 베이컨 스콘은 단종된 걸로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