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를 약속하고 메뉴를 전날 고르고 식당까지 알아보고 실수 없이 진행하려고 휴무일까지 알아뒀었는데, 하필 당일날 휴무일이어서 못 가게 되는 그런 날이 있다.
이번이 꼭 그런 날이었다. 가고 싶었던 파스타집이 휴무로 문을 닫고 다음 기회에 가보기로 한 곳을 대체해서 가려고 하니 비가 쏟아지는 그런 날.
서울 토박이인 남자 친구가 재빠르게 머리를 굴리지 않았더라면 생각도 못했을, 아니 아예 처음 들어보는 백종원의 더본코리아에서 나온 식당 중 하나인 롤링 파스타를 방문하게 되었다.
[ 학생 시절 많이 가봤을 법한 캐주얼한 느낌의 파스타집 ]
사실 롤링파스타라는 식당을 알게 된 건 아주 옛날, 한 번 스쳐가듯 얘기했던 남자 친구의 언급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알기론 제주도에는 없는 체인점이고 또 가성비 파스타라고 하면 이미 제주도에서는 롤링 파스타만큼 자리를 잡은 파스타집이 있었다.
비가 보슬보슬과 주룩주룩 사이를 오가며 신발이 잔뜩 젖어 불편해질 때쯤 방문한 가게는 생각보다 넓은 공간에 간격도 널찍하게 둔 여러 개의 테이블이 자리해 있었다.
오후 5시가 넘은 상태였는데 창가 쪽 테이블은 자리가 거의 차 있었고 중앙은 널널한 편이었다.
안 오른 것 없이 다 오른 요즘 물가에 가격을 보면 스테이크와 세트 메뉴를 제외하고는 만원 넘는 걸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었고 누구나 편안하게, 그리고 또 파스타를 접하는 사람들이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콘셉트이지만 그렇다고 인테리어가 낡거나 아예 신경을 안 쓴 편은 아니었다.
가족 단위의 손님들도 꽤 오는지 아이들 식기부터 의자까지 구비되어 있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파스타에 기본이 되는 것들인 재료에 굉장히 신경을 썼음을 알리는 홍보 액자가 여기 저기 걸려 있었다.
가령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 때 홀토마토를 사용하고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 이탈리아산 화이트 와인 식초와 모차렐라 자연치즈 및 이탈리아산 그라나 파다노 치즈 사용을 하여 파스타에 기본이 되는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https://www.rolling-pasta.com/
메뉴판을 받고 제일 처음 본 건 롤링파스타 추천 메뉴 세트였다. 2인부터 시작해 4인까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세트메뉴의 구성.
먹지 못하는 식재료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세트 구성보다는 단품 메뉴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서도 시그니처 메뉴가 있다. 역시 첫방문인데 아무 정보도 없을 때에는 시그니처나 베스트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걸 다시 느꼈다. 심지어 우삼겹이 들어간 매콤한 크림 파스타라니, 우리 둘의 입맛에 딱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름에 걸맞게 파스타 메뉴가 많았다. 기본 파스타도 있지만 이곳은 우삼겹을 메인으로 하는 느낌을 받았다.
파스타 하나를 결정하고 쌀로 된 탄수화물 섭취를 하기로 결정했다. 베스트 메뉴가 두 개인데 남자 친구가 도리아를 먹고 싶어했는데 마침 보인다고 우삼겹 도리아를 선택했다.
오븐 파스타같이 오븐에 들어갔다온 볶음밥을 도리아라고 하는가 싶었다. 그라탱이라는 말을 더 많이 접해서 메뉴를 보고 헷갈렸는데 도리아라는 말과 함께 쓰이고 있다고 한다.
뭐든 오븐에 들어갔다 오면 무조건 좋아하는 편이어서 (파스타도 오븐 파스타 무지 좋아함... tmi...) 기대가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뇨끼도 팔고 있었다. 크림뇨끼는 맛없기가 힘든데, 뇨끼가 맛이 없으면 크림소스에 범벅해서 먹으면 그나마 평타는 치는데... 하면서도 우리는 피자를 주문하기로 했다.
대부분 샐러드는 앞부분에 나오지 않나...? 애피타이저 느낌으로다가 앞에 넣어주는 게 대부분인데 여기는 메뉴 뒤편에 자리해 있다.
샐러드 가격도 기본 샐러드는 가격이 착한 편이다. 곁들임으로도 좋을 것 같았다.
피자 메뉴는 3개였는데 진짜 오랜만에 고르곤졸라 피자를 주문했고 특이하게 S와 M사이즈를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어서 우리는 이미 단품 메뉴 2개를 선택했는데 피자 M 사이즈는 남길 것 같아 S 사이즈로 주문했다.
피자를 주문하지 않았더라면 크림파스타에 어울렸을 올리브 브레드나 포카치아를 따로 주문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가격은 어느 파스타집에 가서 파스타 2개정도 시킨 가격이었다. 더 가격이 높은 파스타 가게도 있는데 이 정도면 합리적인 가격이 아닐까 싶다.
[ 우삼겹은 가득한 매운 크림파스타, 그리고 부담 없이 또 파스타를 먹으러 올 수 있는 곳 ]
매운 크림파스타가 제일 먼저 나왔다. 맵찔이들의 눈에 가장 먼저 띈 건 초록 고추, 빨간 고추였다. 양도 1인이 먹기에 적당한 양이었다.
사실 우삼겹이 들어가 있는 매운 크림파스타였지만 우삼겹이 많이 들어가 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다. 그러나 먹을 때 고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이 정도면 메뉴 이름이 우삼겹 매운 크림 파스타로 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맵기는 신라면보다는 맵고 불닭볶음면보다는 덜 맵다. 불닭볶음면의 맵기는 그 소스 자체가 간이 굉장히 세고 뜨거움까지 합쳐져서 시너지를 발휘하는 맵기라면 이건 간이 엄청 센 편은 아닌데 입이 좀 얼얼한 듯한 맵기였다.
다음으로 나온 건 비주얼로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우삼겹 도리아. 언제나 치즈 이불을 덮고 있는 음식들이 손님들을 대하는 자세는 바람직하다.
노릇노릇 오븐에 구워진 치즈를 보고 양 손을 적극적으로 써서 그릇을 만져댄다면 무조건 화상이다. 손가락 살짝 스쳤을 뿐인데 무진장 뜨거워서 놀랬다.
안내도 잘 받았는데 부주의했던 탓이 컸다. 그래도 다행히 멀쩡한 내 손가락....
촉촉한 밥알을 원한다면 이 도리아가 가진 식감이 입에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일단 오븐에 한 번 들어갔다 와서 그런 건지 밥알이 건조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소스가 조금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음식 색만 봐서는 충분히 간도 되고 소스가 부족해 보이지 않지만 약간 볶음밥도 아니고 찐 밥도 아니고... 뭐랄까, 식감이 조금 애매한데 간은 덜 된 느낌이랄까.
어쩌면 밥을 덮고 있는 치즈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개취로는 소스가 더 필요한 느낌이었다.
그것 빼고는 맛있고 다 먹을 때까지도 무척 따뜻했던 메뉴였다. 따뜻함을 유지하는 음식이 왜 이렇게 좋지...
도리아가 나온고 바로 피자가 나왔는데 어릴 적 알바를 하며 피자도 만들어봤다던 남자 친구에게 '생각보다 고르곤졸라 치즈가 좀 덜 들어갔네.'라고 하니 'S 사이즈에 이 정도면 부족하진 않지.'라는 말을 들었다.
진짜 쁘띠한 사이즈의 고르곤졸라 피자. 남자 친구의 손이 쁘띠 하단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남자 친구랑 비교되는 저 고르존졸라는 확실히 쁘띠 하다.
저렇게 잡고 있으니 저 사이즈의 블루치즈 저 정도면 적당하다 싶기도 하다. 일단 맛있었다. 맛있으면 된 거다.
비유가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1만 원 이상의 즉석 떡볶이나 토핑이 화려한 떡볶이를 먹는 것도 좋지만 여긴 그 옛날 학교 앞 분식집에서 먹던 기본적이지만 편하고 맛있는 떡볶이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롤링파스타가 추구하는 파스타를 캐주얼하게 접할 수 있는, 흔히 말하는 가성비가 좋은 파스타집이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모든 면에서 그냥 편하게 파스타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운영시간 : 매일 11:00~22:00(last order 21:00)
전화번호 : 070-4191-0410
*화성시 지역화폐 사용 가능 / 근처 공영주차장 있음
'어떤 후기 > 따뜻한 한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밥 한 끼, 미도인(味道人) 위례 방문 후기 (0) | 2023.12.09 |
---|---|
위례 미국식 수제버거 맛집 버거웰, 매력 넘치는 사이드메뉴! (0) | 2023.03.21 |
위례 스타필드 중식 맛집 차이린 방문 후기 (0) | 2022.08.10 |
줄 서서 먹는다는 마약떡볶이 동탄본점 배달 후기 (0) | 2022.08.03 |
일본식 돈카츠와 파스타가 맛있었던 낙원테산도 타임스퀘어점 방문 후기 (0) | 2022.07.30 |
위례 브런치 즐기기 좋은 카페 37.5 방문 후기 (0) | 2022.07.24 |
동탄 센트럴파크 비빔라멘 맛집 멘야카오리 방문후기 (0) | 2022.07.23 |
한 번쯤은 가볼만한 정읍 한우 마을 '산외 소연 정육식당' 방문 후기 (0) | 2022.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