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후기/따뜻한 한끼

장어 좋아하는 부모님과 함께한 강릉의 일본식 회덮밥 맛집 메시56(mesi56)

봄이곰(bom2gom) 2024. 1. 26. 16:33

제주도에서 잠시 상경한 부모님과 함께 짧은 강릉 여행을 다녀왔다.

 

숙소도 숙소지만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부모님의 식사였다. 못 먹는 음식이 많은 남편은 우리 부모님 위주의 식사로 배려를 하고 그런 남편을 배려하려는 부모님 때문에 방향을 정해야 하는 내가 가끔 곤란할 때가 있다.

 

그래도 이런 상황에 적응을 하기도 했고 이번엔 아빠를 위한 장어 덮밥을 먹기 위해 검색을 하다가 남편도 강릉에 거주할 무렵 좋아했다던 '메시56'이라는 일본식 회덮밥인 카이센동 맛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 회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도 있는 정성 가득한 식당 ]

 

강릉 메시56

 

 

 

영업시간 : 수요일~월요일, 11:30~21:00, 브레이크 타임 없음

휴무일 : 매주 화요일

주차장 : 주차가 가능하나 협소해 보임

SNS : https://www.instagram.com/mesi__56

기타 : 네이버나 전화(033-644-3929) 예약 가능, 테이블링 어플 이용한 원격 줄서기 가능

지역화폐 : 사용 가능(카드형) 

 

강릉 메시56

 

장어를 굽기에는 장어를 잘 못 먹는 2인이 존재하기에 덮밥류를 선택했다. 정말 다행히도 카이센동 맛집이지만 장어덮밥인 우나기동을 반 마리가 들어있는 소, 한 마리가 들어있는 대자로 구분해서 팔고 있었다.

 

강릉 메시56

 

날 것을 못 드시는 엄마는 우나기동 소자를 먹으면 된다고 하셔서 온 가족의 동의하에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맛집이라면 조금만 늦어도 줄이 있을 것인데, 부모님을 모시고 줄을 선다는 건 조금 힘든 일이기도 하기때문이다.

 

강릉 메시56

 

도착하자마자 우리와 함께 한 팀이 더 입장했다. 사람이 없어서 찍을 수 있었던 가계 내부였다.

 

강릉 메시56

 

가계 내부도 굉장히 넓고 겨울 감성에 맞는 포근한 느낌었고 무엇보다 원목테이블이 참 따뜻한 느낌을 줘서 좋았다.

 

강릉 메시56

 

가운데 등유 난로, 시원한 물을 주시는데 따뜻한 물을 원한다면 등유 난로를 가운데 두고 서있는 테이블에서 따라 마시면 될 것 같다.

 

강릉 메시56

 

메뉴는 거의 정하고 왔지만 그래도 천천히 살펴보기로 했다.

 

나는 사실 엄마가 비리거나 날 것을 못 드시기 때문에 이 식당의 장어가 입에 맞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일찍 왔으니 하루에 5인분 한정으로 판매되는 제주 가쿠니 정식을 먹기로 했다.

 

돼지고기를 푸욱 삶아서 조려낸 듯한 느낌을 주어서 너무 달지만 않다면 여차하면 엄마와 나눠 먹으면 되기 때문이었다.

 

강릉 메시56

 

메뉴 구성도 좋았던 것이 종류가 많은 것보다 취향에 맞춰 조합할 수 있는 반반 메뉴가 있다는 점, 그리고 미취학 아동을 위한 메뉴도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굉장히 좋았다.

 

아이가 있는 부모도 맛있는 카이센동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강릉 메시56

 

나랑 부모님 메뉴를 살펴보다 남편이 주문한 걸 깜빡 잊었는데, 혼마구로 도로동과 아카미동 반반을 주문했었다. 뱃살만 먹기에는 조금 느끼 할 것 같다는 남편의 선택이었다.

 

강릉 메시56

 

영롱한 자태의 참치 회덮밥이다.

 

두께도 좋았고 신선도도 좋아서 야무지게 먹던 남편이었다. 아마 결혼 전 데이트할 때 먹었던 카이센동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 기억이 있다.

 

아마 그때만큼 감동이었던 카이센동 가게를 찾지 못해서 그런 건지 오랜만에 먹는 이 회덮밥은 감동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강릉 메시56

 

다음은 내가 주문한 제주 카쿠니 정식이다. 제주산 흑돼지를 레드와인과 청주로 장시간 쪄낸 요리이다.

 

맛은 장조림과 흡사하지만 풍미도 있고 심하게 짜거나 달지 않아서 국물에 밥 비벼 먹어도 좋을 조합이다.

 

강릉 메시56

 

오랜 시간 정성들여 만든 것인지 양이 풍족하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나에게는 딱 알맞은 양이었다고 할까.

 

남편의 경우 조금은 부족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 밥이랑 먹으면 순식간에 사라질 것 같기 때문이다.

 

강릉 메시56

 

고명으로 얹어진 대파의 개운함과 은근한 매운맛의 꽈리고추, 그리고 양념이 잘 베인 계란까지 참 잘 먹었다.

 

장어덮밥 소자를 시켰는데 장어 한 마리 다 드시는 아빠를 보시고 장어를 분배한 엄마에게 나눠 드렸는데 맛있다고 하셨다.

 

이런 스타일의 음식은 외식을 즐겨하지 않는 우리 부모님에게는 생소할 터, 그래도 낯설지만 최대한 즐겨주시는 듯한 모습에 감사했다.

 

강릉 메시56

 

아빠가 무척이나 맛있다며 드시던 장어덮밥인 우나기동이다. 민물장어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민물과 바다 장어 사이의 선택지에서 고민할 것이 없었다.

 

아침 8시에 첫 식사를 하시는데 우리가 조금 늦잠을 자기도 했고, 점심 시간에 맞춰 열기도 하는 식당을 방문하기 위해 간단하게 끼니를 때운 터라 장어 덮밥을 맛있게 드시는 아빠를 보며 사진 찍는 걸 내려놓았다.

 

밥을 먹으면서 다음에 또 와서 '오늘의 추천 덮밥'이라는 걸 먹어 볼 예정이다. 내가 좋아하는 연어 덮밥이 없다는 아쉬움이 잠깐 남았지만 다른 메뉴도 훌륭하기 때문에 강릉에 놀러 오면 종종 들려야겠다.